“뚜껑 여는 것도 힘들다” 놓치기 쉬운 근력 저하 신호

 
소파에서 일어날 때 무심코 팔걸이를 짚게 되거나 페트병 뚜껑을 여는 일이 예전보다 버겁게 느껴진다면 근력 저하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체중이나 겉으로 보이는 체격에 큰 변화가 없더라도 일상적인 동작이 힘들어졌다면 근육이 내는 실제 힘이 감소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과 근력은 같은 속도로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력과 근육량은 서로 관련이 있지만 같은 개념은 아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Health ABC 연구에서도 노년층의 근력 감소 속도가 근육량 감소보다 훨씬 빨랐다. 3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다리 근력이 연간 약 3%씩 감소한 반면 다리의 제지방량은 약 1% 감소해, 근력이 근육량보다 약 3배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량이 유지되거나 늘어난 경우에도 근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근육의 크기만으로 몸의 힘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같은 양의 근육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제로 얼마나 힘을 낼 수 있는지에 따라 일상생활에서의 움직임과 신체 기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근감소증 진단 기준인 EWGSOP2에서도 근력 저하를 근감소증 평가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눈에 보이는 근육의 크기보다 의자에서 일어나기, 계단 오르기, 물건 들기 같은 동작을 얼마나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근력 저하를 늦추기 위해서는 꾸준한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을 하면 근육 자체뿐 아니라 신경계가 근육을 동원하고 힘을 사용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Health ABC 연구를 비롯한 여러 연구에서는 노년층에서 근력과 신체 기능이 근육량보다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따라서 단순히 근육량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실제 힘과 움직임을 유지하는 운동을 함께 해야 한다. 
 
식사에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근육은 지속적으로 합성과 분해를 반복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운동과 함께 근육을 만드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적절히 공급해야 한다. 다만 특정 단백질 제품 하나가 근력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며, 평소 식사를 통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자신의 운동 수준과 건강 상태에 맞게 영양을 구성하는 것이 기본이다. Health ABC 자료에서도 단백질 섭취량이 높은 그룹에서 장기간 제지방량 감소가 더 적게 나타난 결과가 보고됐다. 
결국 근력 저하는 단순히 ‘근육이 빠졌다’는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예전에는 쉽게 하던 동작이 갑자기 힘들어졌다면 몸이 보내는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자에서 일어나기, 계단 오르기, 장바구니 들기처럼 일상에서 자주 하는 동작을 기준으로 자신의 힘이 달라졌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근육의 크기만 바라보기보다 실제 생활에서 필요한 힘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년 이후 건강한 몸을 지키는 데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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