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걷기' 신장 기능 소실 위험 낮춰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이식받은 신장의 기능을 더 오래 유지하고 사망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무리한 고강도 운동보다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등도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이식신장과 환자의 장기적인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주한 이식외과 교수와 윤서연 재활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신장이식 환자 1만2175명을 평균 7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고, 이식된 신장의 기능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와 환자의 생존율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규칙적으로 운동한 환자들은 운동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이식신장 기능 소실 위험이 28% 낮았다. 전체적인 사망 위험 역시 1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와 성별을 비롯해 당뇨병, 고혈압 등의 동반질환과 기저 신장 기능 등 주요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이러한 결과는 유의미하게 유지됐다.
운동량과 강도도 눈여겨볼 만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가장 일관되고 뚜렷한 효과가 나타난 것은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등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약 150분 정도 꾸준히 시행했을 때였다. 반드시 숨이 찰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서 이식받은 신장의 기능을 유지해야 하는 신장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운동과 이식신장 생존 및 환자 생존의 연관성을 대규모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만성콩팥병 환자의 규칙적인 운동이 신장 기능 저하와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신장이식 환자에게 같은 결과를 적용하기에는 신체적 특성과 치료 환경이 달랐다.
이주한 교수는 “신장이식 환자에서도 규칙적인 운동이 이식신장 생존율과 환자 생존율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며 “환자의 신체 상태에 맞춘 운동 상담과 재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장기적인 치료 성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장이식 환자에게 운동은 단순한 체력 관리가 아니라 이식신장과 전반적인 건강을 장기적으로 지키는 생활습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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