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해서 더 쿨한 리조트 웨어
가벼운 티셔츠 한 장에 남자 트렁크 팬츠를 무심하게 걸치거나 비키니 위에 소녀풍 호박 바지를 덧입는 스타일이 올여름 휴양지를 점령하고 있다. 침대에서 막 일어난 듯한 부스스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이른바 파자마 룩이 바캉스 패션의 새로운 문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과거 파자마가 집 안에서만 입는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거리로 나와 일상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변모했으며 특히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휴가지에서는 그 활용도가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
이러한 유행의 배경에는 편안함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최근의 패션 경향이 자리한다.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긴 뒤 바로 객실로 이동하거나 호텔 근처를 산책할 때 수영복만 입기에는 다소 민망하고 거창한 겉옷을 챙겨 입기에는 번거로운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때 파자마 스타일의 하의는 가장 완벽한 대안이 된다. 얇고 가벼운 소재 덕분에 젖은 수영복 위에 덧입어도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으며 특유의 여유로운 실루엣은 휴양지 특유의 나른한 분위기와도 잘 어우러진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성별의 경계를 허문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남성용 트렁크 팬츠를 연상시키는 체크 무늬 쇼츠는 여성들에게 보이시하면서도 쿨한 매력을 선사한다. 반대로 레이스나 셔링이 들어간 호박 바지 형태의 블루머는 귀엽고 낭만적인 느낌을 강조하며 비키니와 대조적인 재미를 준다. 이는 단순히 옷을 갖춰 입는 행위를 넘어 격식을 차리지 않은 듯한 태연함 속에서 자신만의 멋을 드러내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결국 파자마 룩의 핵심은 억지로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에 있다. 잘 다려진 셔츠보다 구김이 간 면바지가, 꽉 끼는 드레스보다 헐렁한 파자마 팬츠가 주는 해방감은 휴식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올여름 해변과 리조트 곳곳에서는 가장 편안한 옷차림으로 가장 세련된 순간을 만끽하는 이들을 쉽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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