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플랭 에르, 태양의 입맞춤을 받은 듯한 골드 핑크의 마법

 
에르메스가 정의하는 뷰티는 확실히 기존의 문법과는 궤를 달리한다. 결점을 집요하게 가리는 커버력이 아니라, 피부가 본연의 숨을 쉴 수 있도록 돕는 ‘해방’에 가깝다. 에르메스 뷰티의 베이스 컬렉션인 ‘플랭 에르(Plein Air)’는 그 이름처럼 탁 트인 야외에서 마주하는 상쾌한 공기와 자유로운 움직임을 표방한다. 그중에서도 ‘레디언트 글로우 파우더 #02 미라쥬’는 이 컬렉션이 지향하는 진보적인 아름다움의 정점을 보여주는 아이템이다.
 
우선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텍스처와 컬러감이다. ‘미라쥬(Mirage, 신기루)’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이 파우더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오묘한 빛을 낸다. 단순한 핑크나 골드가 아니다. 따스한 모래 사막 위로 석양이 내려앉을 때의 그 찰나, 골드와 핑크가 절묘하게 섞인 웜 톤의 광채가 압축되어 있다. 브러시로 가볍게 쓸어내면 파우더 입자가 공기처럼 가볍게 피부에 내려앉는데, 이는 마치 에르메스의 실크 스카프가 피부를 스치는 듯한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이 제품의 진가는 얼굴의 입체적인 부위에 닿았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브랜드가 제안하는 방식대로 관자놀이와 콧등, 그리고 윗입술 선(큐피드 보)에 가볍게 터치해 보았다. 인위적인 펄감으로 번들거리는 하이라이터와는 차원이 다르다. 마치 야외 테라스에서 기분 좋은 햇살을 머금은 듯, 건강하고 고급스러운 윤기가 흐른다.
 
특히 윗입술 선에 얹었을 때 입술 산이 도톰하게 살아나며 전체적인 인상이 또렷해지는 효과는 놀랍다. 콧등과 관자놀이로 이어지는 광채는 얼굴의 골격을 우아하게 살려주며, 별다른 색조 메이크업 없이도 생기 넘치는 ‘아웃도어 룩’을 완성한다. 답답한 파운데이션 두께를 덜어내고, 그 자리에 건강한 빛을 채우고 싶은 이들에게 #02 미라쥬는 가장 우아한 대안이 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화장품이 아니라, 피부 위에 입히는 투명한 빛의 베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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