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 침체에 직면한 국내 패션업계가 활로를 찾기 위해 패션의 본고장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K콘텐츠의 인기로 높아진 위상을 발판 삼아, 현지 백화점 입점과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은 파리 공략의 선봉에 섰다. 지난 8월부터 파리 대표 백화점 '사마리텐'에서 글로벌 라인 '타임 파리' 팝업 스토어를 운영 중이며, 내년 1월에는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시스템옴므' 매장을 연다. 앞서 파리 마레지구에 문을 연 '시스템·시스템옴므'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는 개점 3개월 만에 목표 매출을 130% 초과 달성하며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하고하우스의 '마뗑킴' 역시 동유럽 편집숍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망을 넓히며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잡화 라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향후 매장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러한 K-패션의 유럽 진출은 국내 의류 소비가 지난해 말부터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며 한계에 부딪혔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업계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접점을 늘리는 것만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