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3마리의 난로 앞 자리 전쟁

 
추운 날 난로에 불이 들어오자 고양이 세 마리가 따뜻한 곳을 찾아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런데 나란히 누운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니 재미있는 규칙이 눈에 띄었다. 난로와 가까운 순서가 고양이들의 나이와 정확히 반대로 배치돼 있었던 것이다. 따뜻한 자리를 두고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모습이다.
사진 속 고양이는 9살 마롱과 8살 몽블랑, 4살 팜이다. 가장 따뜻한 난로 바로 앞에는 막내 팜이 자리를 잡았고, 그 뒤에는 몽블랑이 누웠다.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는 첫째 마롱이 자리했다. 나이순으로 보면 첫째부터 막내까지 차례대로 서열이 정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다.
 
그렇다고 형들이 막내에게 따뜻한 자리를 양보한 것은 아니었다. 평소 밥을 빨리 먹는 팜이 식사를 마치자마자 가장 먼저 난로 앞으로 달려갔고, 추위를 많이 타는 성향까지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가장 따뜻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고양이마다 선호하는 온도와 행동 특성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이런 자리 배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제고양이케어 역시 고양이를 개체별 특성과 행동을 고려해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반면 몽블랑은 더위를 조금 타는 편이라 난로에서 한발 떨어진 자리를 선택했다. 마롱은 추위와 더위에 비교적 무던해 가장 바깥쪽에서도 편안하게 쉬었다. 결국 세 고양이가 차지한 자리는 나이와 서열이 아니라 각자의 식사 타이밍과 체감 온도, 선호도가 맞물려 결정된 셈이다.
 
특히 고양이는 같은 공간에 함께 생활하더라도 개체마다 성격과 행동 특성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여러 마리가 같은 장소에서 쉬고 있을 때도 모두가 똑같은 온도나 위치를 선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날 세 고양이 역시 난로와의 거리를 각자 다르게 선택하면서 결과적으로 절묘한 줄을 만들어냈다.
난로 앞에 나란히 누운 세 고양이의 모습이 더욱 재미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겉으로 보면 4살 막내가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9살 첫째가 가장 먼 곳에 있는 묘한 장면이지만, 실제로는 누군가 자리를 양보하거나 서열을 정한 상황이 아니었다. 각자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았고, 우연히 나이와 정반대의 순서가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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