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를 잡으면 안되는 이유

 
여름철 불청객 모기와의 전쟁이 시작되면 사람들은 살충제와 모기향을 찾기 바쁘다. 하지만 우리 곁에는 그 어떤 화학 약품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천연 모기 킬러'가 존재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잠자리의 사냥 사진은 왜 우리가 길가에서 잠자리를 함부로 잡아서는 안 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진 속 잠자리는 마치 손가락에 꼬깔콘 과자를 끼워 먹듯, 여러 마리의 모기를 다리 사이에 움켜쥐고 식사를 즐기고 있다. 이 기괴하면서도 든든한 장면은 잠자리가 생태계에서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잠자리는 곤충계의 '전투기'라고 불릴 만큼 압도적인 비행 능력과 사냥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네 개의 날개를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여 공중 정지 비행은 물론 급회전과 후진까지 가능하며, 사냥 성공률은 무려 95%에 달한다. 특히 잠자리 한 마리가 하루에 잡아먹는 모기의 양은 수십 마리에서 많게는 수백 마리에 이른다. 유충 시절인 '수채' 때부터 물속에서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를 수천 마리씩 잡아먹으니, 잠자리 한 마리를 살려두는 것이 수만 마리의 모기를 예방하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단순한 호기심으로 잠자리를 채집하곤 한다. 하지만 잠자리가 사라진 자리는 고스란히 모기의 번식처가 되어 인간에게 돌아온다. 잠자리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질병을 매개하는 해충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고마운 존재다. 사진 속 잠자리의 '모기 먹방'은 단순한 가십거리가 아니라, 생태계의 균형이 우리 삶에 얼마나 직접적인 이득을 주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올여름, 모기 없는 쾌적한 밤을 원한다면 하늘을 나는 이 작은 전사들이 마음껏 사냥할 수 있도록 눈으로만 지켜봐 주는 미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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