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도 주목한 화순의 기묘한 돌부처


전남 화순의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운주사가 겨울철 특유의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이곳은 일반적인 사찰의 형식을 벗어나 산자락 곳곳에 돌부처와 돌탑이 자유롭게 흩어져 있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하며 천불천탑의 전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거대한 입불부터 투박한 매력의 '못난이 부처님'까지 각양각색의 석불들이 잎 떨군 겨울나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며 마치 거대한 노천 불교 미술관을 거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도선국사가 부족한 지세를 보충하기 위해 세웠다는 비보사찰의 설화와 하룻밤 사이 마고할미가 만들었다는 전설은 운주사만의 미스터리한 매력을 더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도 등재된 운주사는 서쪽 언덕에 나란히 누워 있는 부부 와불과 원반형 등 파격적인 형태의 석탑들이 조화를 이루며 우리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차가운 겨울 햇살 아래 더욱 선명해지는 돌부처의 미소는 단순한 유적을 넘어 현대인들에게 묵직한 위로와 평온함을 선사하며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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