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작품이 살아 있는 남산 화강암

 
경북 경주시 남산 일대에는 신라 시대 조각가들이 자연 바위를 활용해 새긴 마애불과 석가여래좌상이 다수 남아 있다. 이 불상들은 단순히 돌 위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바위 자체의 결과 균열을 따라 형상을 완성한 ‘자연과 조화된 조각’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남산 화강암은 풍화와 침식에 강해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얼굴, 손, 주름 등 세부까지 온전하게 보존되었으며, 신라 불교미술의 야외 박물관으로 평가받는다. 마애삼존불좌상, 선각여래좌상 등 대표적 조각 유산은 지질학적 구조를 이해한 섬세한 조형과 내구성을 동시에 보여주며, 석가탑과 다보탑 등 주요 문화재의 재료로도 사용되었다. 현재 남산 일대는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의 일부로 탐방 및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중장년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11월 넷째 주, 계절이 지나도 바위 위 불상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며 천 년 전 신라인의 예술혼을 마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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