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가 부족하다" 피지컬 AI의 숨은 과제

 
인공지능(AI)이 공장과 물류 현장, 로봇 등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는 ‘피지컬 AI’ 시대가 다가오면서 가상환경에서의 시뮬레이션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안전사고와 비용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와 인텔, 크래프톤 등 국내외 기업들은 피지컬 AI의 산업 현장 확산을 위한 기술과 상용화 전략을 공유했다.
정소영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피지컬 AI 테크 위크’ 특별강연에서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가 현실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가상환경에서 충분히 학습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피지컬 AI의 기술 개발부터 실증, 투자, 사업화까지 연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 대표는 가상환경에서 잘 작동하는 AI가 실제 환경에서도 같은 성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며 두 환경의 차이를 줄이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가상환경 플랫폼 ‘옴니버스’,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 로봇 개발 플랫폼 ‘아이작’을 통해 데이터 생성부터 학습과 검증까지 지원하고 있다. LG와 로봇 및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존 힐리 인텔 부사장은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텔이 세계 5개 지역, 6개 산업의 관계자 약 8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향후 5년간 로봇이 기업 성장에 필수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로봇을 대규모로 도입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했다는 응답은 40%에 그쳤다. 힐리 부사장은 안전성, 실시간 반응, 전력 효율, 시스템 간 호환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크래프톤은 로봇이 갖춰야 할 능력으로 ‘사회적 지능’을 제시했다. 이강욱 크래프톤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는 로봇이 걷거나 물건을 집는 물리적 능력뿐 아니라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행동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은 음성과 동작을 함께 처리하는 통합 로봇 기초모델을 내년 초 공개할 계획이다. 피지컬 AI가 단순한 동작 수행을 넘어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도 산업 현장 적용과 사업화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산업별 실증과제와 표준화, 데이터 확보 상황을 점검했다. 정부는 관계부처 사업과 정책금융을 연계해 기술 개발이 현장 실증과 투자,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제조·물류·농업·항만 분야의 2027년 사업 방향도 소개했으며, 14일에는 AI 추론 인프라와 로봇 기초모델 등을 다루는 ‘피지컬 AI 테크 데이’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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