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로보택시에 서울 도로 점령 당해

 
미국과 중국의 자율주행 기업들이 방대한 주행 데이터와 기술력을 앞세워 한국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중국 포니AI는 서울에 무인택시를 투입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바이두와 위라이드도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구글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가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포니AI는 퓨처링크와 협력해 2028년까지 서울 전역에 로보택시 200대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초기 10대로 정부 인증을 받은 뒤 190대를 추가하고 향후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바이두 역시 국내 모빌리티 업체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로보택시 전용 차량을 국내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K-City에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외 기업들이 곧바로 국내에서 대규모 무인택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율주행차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인증을 비롯해 지자체 운행 허가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지도 데이터와 정밀 라이다 수집 정보에 대한 안보 및 비식별화 검증 등 국내 기업과 동일한 행정·법적 절차를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사이의 주행 데이터 격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기업의 자율주행 누적 실증거리는 1,306만km, 운영 차량은 132대 수준이다. 반면 웨이모는 미국 11개 도시에서 약 3,000대의 로보택시를 활용해 1억6,000만km를 실증했고, 바이두 역시 약 1,000대로 2억km가 넘는 주행 데이터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기술은 다양한 도로와 돌발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AI의 판단 능력을 고도화하는 데이터 집약 산업이다. 국내에서도 서울 강남 심야 자율주행택시가 운영되고 있지만 운행 규모와 이용 실적은 아직 제한적이다. 국내 기업들이 시범운행지구와 택시 면허 등의 규제로 실도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사이 해외 기업들은 이미 대규모 실증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금이 국내 자율주행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중요한 시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 자체가 기술 발전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데이터 축적량에서 뒤처진 상태로 시장이 개방될 경우 국내 업체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로보택시 시장의 주도권뿐 아니라 향후 자율주행 기술 전반의 경쟁력까지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규제 완화와 실증 기회 확대를 통해 국내 기업이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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