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에 엔비디아 칩 허용? '까다로운 조건'이 변수
미국 정부가 굳게 닫아걸었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의 빗장을 살짝 풀려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최근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H200' 수입을 승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꽉 막혀 있던 중국 수출길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신호탄이다.
하지만 당장 칩이 선적되는 것은 아니다. 최종 승인까지는 엔비디아와 미국 정부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남아있다. 핵심 쟁점은 바로 '고객확인제도(KYC)'다. 미국 정부는 중국 군부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하지 못하도록, 엔비디아가 고객 신원을 철저히 검증하고 감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입장은 복잡하다. 안보를 위한 조치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조건이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측은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울 경우, 중국 시장은 결국 미국산이 아닌 다른 대안(외국산 칩)으로 넘어가 버릴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안보를 지키려다 자칫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주도권을 영영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내건 조건들은 기업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수출 신청 기업은 고객사의 무단 원격 접근 차단 조치를 입증해야 하며, 이란이나 쿠바 같은 우려 국가와 연결된 사용자 현황도 보고해야 한다. 특히 중국으로 칩을 보내기 전 미국 내 독립 기관에서 성능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사실상 25% 수준의 수수료나 다름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이번 사안은 '국가 안보'와 '기업의 실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타협점을 찾는 과정이다. 빗장을 열어주되 목줄은 확실히 쥐겠다는 미국 정부와, 그 틈바구니에서 수익성과 시장 지배력을 지키려는 엔비디아의 신경전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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