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19금’은 혁신, 게임의 ‘19금’은 범죄?

 
AI는 더 뜨거워지고, 게임은 더 차가워지고 있다.
 
오픈AI의 챗GPT와 xAI의 그록 등 거대 AI 서비스들이 앞다퉈 성인용 콘텐츠를 허용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반면,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는 수백 개의 성인 게임이 퇴출당하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며 ‘이중잣대’ 논란이 거세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성인 이용자는 성인답게 대하자”는 원칙을 내세우며 성인 인증 사용자에게 성적인 대화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사 xAI의 AI 동반자 ‘애니’는 이미 사용자와 노골적인 애인 역할을 수행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AI 업계가 ‘성인 콘텐츠’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 모양새다.
 
반면 게임 업계는 혹한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PC 게임 시장의 80%를 장악한 스팀에서 성인 게임이 무더기로 삭제된 것이다. 이는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원인은 플랫폼이 아닌 ‘신용카드사’의 압력으로 밝혀졌다. 과거 성인 사이트 폰허브의 결제 서비스를 중단시켰던 카드사들이, ‘디지털 성범죄 공범’으로 몰릴 위험을 피하고자 게임 플랫폼에도 압력을 행사한 것이다.
 
이러한 ‘사적 검열’에 게임 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국제게임개발자협회(IGDA)는 “합법적인 성인 표현까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요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적인 콘텐츠라는 본질은 같은데, AI는 허용되고 게임은 안 된다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며 “성인 인증을 강화해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AI의 ‘19금’은 혁신이 되고, 게임의 ‘19금’은 범죄가 되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기술과 자본의 논리 앞에서 ‘성인이 성인 콘텐츠를 즐길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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