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딱팔딱’ 현장 웃음바다 만든 '국중박 분장놀이’ 대상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에서 ‘백자 잉어모양 연적’을 재치 있게 재현한 참가자가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에는 최종 결선에 오른 25개 팀이 무대에 올라 각자의 유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올해 행사는 국립중앙박물관과 13개 소속 박물관이 함께 처음 전국 단위로 진행했으며, 전국에서 총 275개 팀 643명이 참가했다.
대상은 대학생 전은슬씨에게 돌아갔다. 전씨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백자 청화 연적을 소재로 분장과 퍼포먼스를 구성했다. 머리와 팔다리를 파란색으로 꾸미고 흰색으로 몸통을 표현한 뒤 생선 비늘무늬를 더해 잉어의 모습을 재현했다. 특히 바닥에 누운 채 머리와 다리를 들어 올리고 발끝을 움직여 잉어의 꼬리가 팔딱이는 듯한 모습을 표현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본선 진출팀들은 국새 제고지보, 단원 풍속도첩 서당,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 기마 인물형 토기 등 다양한 유물을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심사위원 5명은 무대 표현력과 창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전씨는 대학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 도전했다며 대상을 받은 뒤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장에는 많은 시민이 몰렸다. 사전 신청자 약 2000명 외에도 현장을 찾은 관람객이 이어지면서 국립중앙박물관 열린광장 계단 주변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유물의 모습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해석과 이야기를 더해 무대를 꾸몄다. 유물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위로받았다는 참가자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숨 고르는 거북이’와 ‘엉금(金)엉금’ 팀은 조선 단종과 정순왕후가 복위될 당시 만들어진 어보를 각각 표현해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한 참가자는 다른 사람보다 느리게 가고 있다는 불안을 느껴 거북이 유물을 선택했지만, 단종 어보의 이야기를 알아보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진심이 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금동율이입상’ 팀의 참가자 역시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를 오히려 분장의 특징으로 살릴 수 있어 새로운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최우수상은 반가사유상을 표현한 웹툰 작가 이대양을 비롯해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 청동 방울, 국새 제고지보, 단종 복위 시호 금보를 재현한 여러 팀에 돌아갔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박물관이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국민이 함께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분장놀이를 통해 전시장 속 유물이 새로운 방식으로 되살아나고 참가자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큰 규모의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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