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잃어버리신 분 찾아가세요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분실물 습득 게시글 하나가 누리꾼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다. 선한 마음으로 주인을 찾아주려던 작성자가 순식간에 '소매치기'로 몰릴 뻔했다가, 짧고 굵은 한 마디로 상황을 반전시킨 사연이다.
지난 12월 9일, 한 대학의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카드 잃어버리신 분 찾아가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강 모 씨, 하 모 씨, 조 모 씨 등 이름을 일부 가린 채 무려 7명의 실명을 나열했다. 그는 습득한 카드가 본인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어느 은행 카드인지와 이름을 알려주시면 답을 드리겠다"며 철저한 검증 절차까지 예고했다.
문제는 습득한 카드의 양이었다. 보통 길거리에서 우연히 줍는 분실물이라기엔 그 개수가 너무 많았던 것이다. 이를 본 한 이용자는 "이 정도면 님이 소매치기한 거 아님?"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선행을 베풀고 있는 작성자를 향한 이 합리적(?)인 의심은 게시글을 본 많은 학생들의 공감을 얻으며 '좋아요' 70개를 넘게 받았다.
자칫 범죄자로 오해받을 위기에 처한 작성자는 불과 4분 뒤 등판해 짧은 해명을 남겼다. "도서관 근로 학생입니다."
이 한 마디에 모든 의혹은 눈 녹듯 사라졌다. 대학 도서관은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하느라, 혹은 자리를 급하게 비우느라 소지품을 가장 많이 분실하는 장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도서관 근로 장학생은 본의 아니게 매일 쏟아지는 분실물을 관리하는 '분실물 수집가'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셈이다.
이 반전 드라마를 접한 누리꾼들은 "도서관 근로면 인정이지", "얼마나 정신없이 다니면 카드를 저렇게들 잃어버리나", "소매치기 드립 친 사람이나 진지하게 해명한 글쓴이나 둘 다 너무 귀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폭소했다.
삭막할 수 있는 익명 공간에서 오고 간 이 유쾌한 오해와 해명은, 시험 기간과 과제에 지친 대학생들에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웃음을 선사했다. 오늘도 전국의 도서관 근로 장학생들은 쏟아지는 분실물과 사투를 벌이며 학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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